1-1《무녀의 예언》 3절
얼음과 불 사이에서
땅도 하늘도 없던 때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무녀의 예언』이 들려주는 먼 옛날에는 모래도 바다도 차가운 물결도 없었어요. 땅도 아직 없었고, 머리 위로 펼쳐진 하늘도 없었지요. 풀이 자랄 곳도 없이 긴눙가의 틈만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었어요.
『길피의 속임수』에서는 땅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니플헤임이 있었다고 해요. 그 한가운데에는 흐베르겔미르라는 샘이 있어요. 여기서 흘러나온 강물은 틈을 얼음과 서리로 채워 갔어요.
남쪽에는 밝고 뜨거운 불의 나라 무스펠이 있었어요. 다른 곳에서 온 이들은 들어갈 수 없는 나라예요. 나라의 가장자리에서는 수르트가 불타는 검을 들고 지키고 있었어요.
틈의 북쪽에는 무거운 얼음과 서리가 쌓였어요. 남쪽에는 무스펠에서 불꽃이 날아왔지요. 니플헤임에서는 매서운 냉기가 몰아쳤지만, 틈의 가운데는 바람 없는 공기처럼 잔잔했어요.
